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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기본 정보

  • 장르 : 스포츠, SF, 학원, 성장
  • 방영 : 2021년 4월 11일 ~ 2021년 6월 27일
  • 화수 : 12화
  • 제작사 :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세븐
  • 원안 : AIC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파이팅! 대운동회》

◆ 한줄 감상 ◆

"새로운 세대의 선수들을 앞세워 또 다른 대운동회의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짧은 분량이 아쉬웠던 신세대 후속작."

 

솔직히 처음엔 그냥 추억 소환용 작품이려니 했습니다. 1997년 원작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다는 말을 들어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1화를 켜는 순간,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원작의 향수를 기대하고 틀었다가 낯섦을 먼저 만난 분이라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겁니다.

낯선 세계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제가 직접 1화부터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정말 기존 시리즈와 이어지는 작품이 맞나?"였습니다. 주인공 아케호시 카나타가 감자 농장 출신이라는 설정부터, 무대가 행성 간 스포츠 대회인 '신 대운동회'라는 점까지, 원작과 공유하는 건 이름과 대운동회라는 큰 틀뿐이고 세계관 자체는 완전히 새로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으로부터 약 100년 뒤를 배경으로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후속작입니다. 기존 시리즈와 같은 세계를 공유하지만 새로운 인물들이 중심이 되다 보니 처음에는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익숙한 이름인데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는 듯한 묘한 이질감이 있었습니다.

그 이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 것이 바로 캐릭터였습니다. 카나타가 각 행성 대표 선수들과 처음 만나는 장면,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며 셸리와 가까워지는 과정은 전형적인 스포츠 성장물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나름의 동기를 심어 두려는 의도가 느껴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류의 작품은 초반 두세 화를 버티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어 있는데, 이 작품도 그랬습니다.

세계관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라면 아래 순서로 접근해 보시길 권합니다.

  1. 1~2화는 세계관 파악에 집중하고, 원작과 비교하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2. 3화부터 각 선수들이 우주 나데시코를 꿈꾸는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하므로, 이 지점부터 캐릭터 중심으로 감상한다.
  3. 10화 이후 태양계 관리위원회와 우주 나데시코의 진실이 빠르게 전개되므로, 전반부에서 복선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설정이 복잡한 작품일수록 초반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카나타를 비롯한 캐릭터들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세계관에도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더군요.

성장서사가 이 작품의 진짜 중심이다

경기 스케일이나 연출이 화려하기를 기대하셨다면 솔직히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부분에서 기대치와 실제 사이의 간극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이 작품이 진짜 무게를 두는 곳이 경기 그 자체가 아니라, 선수들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내면의 과정이라는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카나타는 단순히 강해지는 주인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면서 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조금씩 깨달아 갑니다. 그래서 경기 결과보다 그 과정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 5화에서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장면은 연출이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경기 외적인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4화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선수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는 장면, 11화에서 에바가 자신의 진심을 카나타에게 맡기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지점은 7화 제목 '숙명에 내리는 비'였습니다. 제목 하나에 그 화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후 관계 변화로 이어지는 흐름은 12화 분량 안에서 그나마 가장 밀도 있게 구성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량 아쉬움, 이 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는 솔직하게 말하면 분량입니다. 12화라는 제한된 틀 안에 신 대운동회라는 복잡한 세계관, 다수의 주요 캐릭터, 태양계 관리위원회라는 거대한 음모론까지 집어넣으려다 보니, 중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제가 경험상 이런 경우,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지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10화 이후가 딱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12화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중요한 장면들도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여유 있게 전개됐다면 감정선도 훨씬 살아났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8화에서 카나타와 에바를 둘러싼 과거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이 특히 아쉬웠는데, 좀 더 시간을 들여 쌓아 올렸더라면 훨씬 큰 감정적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장면이었습니다. 감정선뿐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후반부에서는 태양계 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갈등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정작 작품의 중심이었던 신 대운동회의 경기와 선수들의 성장 과정이 다소 뒤로 밀려난 느낌도 받았습니다. 스포츠 애니메이션으로 기대했던 긴장감이 마지막에는 정치적 갈등에 가려진 점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작진은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내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그 시도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저 역시 원작과 계속 비교하면서 볼 때보다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훨씬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점부터는 카나타와 새로운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더군요.

저는 이 작품을 기존 시리즈와 계속 비교하기보다, 새로운 세대가 이어가는 또 하나의 대운동회 이야기라고 받아들였을 때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분량의 아쉬움은 여전히 남았지만, 그 이후에는 카나타가 마지막 레이스에 도전하는 장면도 훨씬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12화를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 작품이 조금 더 길었다면 어땠을까"였습니다. 세계관도, 인물들도, 남기고 싶은 이야기도 분명히 있었는데, 담을 그릇이 너무 작았습니다. 그럼에도 카나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하나만큼은 분량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가 카나타를 응원하게 된 제 경험이 이 작품을 고민하는 분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스포츠와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분
✔ 미래 스포츠와 SF 설정에 관심 있는 분
✔ 새로운 해석의 《파이팅! 대운동회》를 만나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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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직접 감상한 리뷰입니다.
공식 사이트: https://daiundoukai-restart.jp
제작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세븐